9월 9일 토요일 오후 서울 종각역 파노라마 뷔페에서 열린 김희추 시인 고희 기념 시집 출판 기념회에서 김희추 시인 부부가 내빈들과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9월 9일 토요일 오후 서울 종각역 파노라마 뷔페에서 열린 김희추 시인 고희 기념 시집 출판 기념회에서 김희추 시인 부부가 내빈들과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이른 새벽 천상의 밝게 정제된 금쪽같은 시어들을 명상으로 담아 내 시()로써 읊어보며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멋진 인생이 아닐까 싶어 시인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문학이 우리 삶의 새로운 감성체계를 만들어 주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면 작가, 특히 시인이 정초(定礎)한 감성체계는 새롭고 또 다른 시각으로 우리 공동체에 의미 있는 세계를 보여주는 향도 역할을 한다.

이런 문학적 가치를 고려할 때 정분 넘쳐흐르는 시세계를 보여 시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희추 시인이 첫 시집 고샅에 불던 정담을 펴내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희추 시인의 첫 시집 '고샅에 불던 정담'.​​
​​김희추 시인의 첫 시집 '고샅에 불던 정담'.​​

 

1부 본향(천수답 외 27), 2부 가족(달빛손님 외 29), 3부 꽃(연꽃예찬 외 23), 4부 사계절(겨울장미 외 27), 5부 고향 섬(진도대교 외 9)에 실린 120편의 주옥같은 시

(詩語)들은 서정성 진한 김희추 시세계를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칠순에 이른 연륜이 깊어질수록 허전하지만 시가 있기에 위로받고 삶을 웅숭깊게 볼 수 있음을 토로한 김희추 시인의 시집 간행 목적은 뚜렷하다. 무엇보다 고향 진도(珍島)와 가족, , 자연에 대한 향수다.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티 없이 맑고 행복했던 정겨움의 아쉬움이 물씬 배어 있다. 소중하게 해야 할 대상들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다.

 

고향 진도와 가족··자연에 대한 향수 가득한 서정성 눈길

새마음으로 시쓰기 힘써 맑고 향기로운 세상 구현에 보탬

 

영원한 노스탤지어, 고향을 그리는 김 시인의 시에는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은 물론 여러 사연으로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실향의 현대인들에게 추억의 보따리를 안겨주고 아련한 회상에 젖게 하면서 눈물짓게 한다.

서정문학작가회 임원들이 김희추 시인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정문학작가회 임원들이 김희추 시인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향집을 보자. “큰 방 문고리에 묻은 내 손자국들이/ 모진 세파를 견디며 지금껏 나를 기다려/ 노객의 희미한 정서를 반추해주는데/ 지난해 여름 태풍에 무너져 잡초 무성한/ 하 세월의 아련한 흔적은 왠지 낯설다.”

모정을 그리는 시 어머니의 상사화는 눈물샘이 가득 차게 한다. “봉수원 앞 밭머리에 먼 길 가시던 날/ 뒷모습에 긴 그림자만큼이나/ 험한 세파 흔적 없이/ 가슴에 눌러 담고 떠나셨으니// 만고의 아픔으로 피워낸 상사화가/ 여기 서 있는 바로 나인 것을/ 만시지탄(晩時之歎)/ 꽃상여 떠난 뒤에야 나는 알았다.”

이훈식 서정문학발행인(시인·문학평론가)끝없는 갯벌 밭 우리 어머니제하의 평론에서

시적 대상을 연륜과 경험, 지식을 통해 투영해보면서 남다른 색깔로 낯설게 하는 작업, 그게 시라며 그런 면에서 김 시인은 시적 상상력을 통해 낯섬을 낯익음으로 만들어 내고자

안으로만 담금질한 시어들이 시편마다 정겹고 구수한 고향 언어로 그려져 있음을 본다고 평했다.

격월간 서정문학을 통해 2021년 등단한 김희추 시인은 오랜 망설임 끝에 뒤늦게 돌아와 아직 부족한 모습, 풍성한 이 가을 들판에 내놓아도 황금물결과 손색없이 조화를 이뤄갈 수 있도록 배전의 지도 편달을 부탁드린다고 겸허한 하심(下心)의 모습을 보였다도서출판 서정문학

​그리go합창단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그리go합창단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한편 서정문학이 주최하고 서정문학작가회가 주관한 김희추 시인 고희 기념 시집 고샅에 불던 정담출판 기념회가 99일 토요일 오후 서울 종각역 파노라마 뷔페에서 열렸다.

이장호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출판기념회는 차영미 시인(서정문학 대표)의 작가 소개, 이훈식 시인(서정문학 발행인)의 축사 및 작품 해설, 김영승 한국문협 진도지부 김영승 회장·김동옥 박사(법무사사무소 대표박삼홍 한국전기철도기술협회 회장의 축사, 김영승 회장과 이향숙 서정문학작가회 회장의 출판 기념패 전달, 이향숙 낭송가(별하시낭송회 회장)의 축시 낭송/ 인연서설(문병란 시), 그리go합창단의 축가/ 아름다운 날(최진 작시·), 향수(정지용 시·김희갑 작곡), 김희추 작가의 인사, 케이크 커팅 및 건배, 기념촬영 순으로 이어졌다.

김희추 작가는 인사말에서 공사 간 바쁠 터인데도 원근 각지에서 오신 내빈들께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더욱 시작(詩作)에 힘써 맑고 향기로운 세상이 되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2부는 오찬과 함께 시 낭독/ 한경자(김희추 시인의 부인) /장미들의 합창(김희추 시), 황종택 서정문학작가회 자문위원의 문학 강연/ 농심(農心)과 동심(童心)으로 시 쓰기, 국악공연/ 김명준(민요단가 중 사철가허정님(판소리 중 흥타령)으로 참석자 모두의 화동(和同)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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