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이 대표를 수사 중인 검사들에 대한 탄핵에 민주당이 나서도록 압력을 가한 것도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이었다. 민주당 강경파 모임 처럼회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 탄핵안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는 초유의 반민주적 반헌법적 사태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수사검사 탄핵’ 이어 공수처 고발…‘방탄’ 비판 빌미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지난달 18일) 대검찰청에 이 차장검사를 고발했는데 어떤 조치도 없었다”며 “비위·범죄 검사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공수처에 이 검사를 고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68석의 거대 야당이 탄핵을 추진할 정도로 사유가 중대한지에 관한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에 적시한 이 차장검사의 비위·범죄 의혹은 △처가 고용인 범죄기록 조회 △스키장 리조트 이용 청탁 △처가 운영 골프장 부정 부킹 △위장전입 등이다. 이는 지난 9월 민주당이 탄핵소추한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보복 기소 의혹’이나, 이번에 이 차장검사와 탄핵 대상에 올린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의 ‘고발사주 의혹’에 견줘 중대성이 적다.

“제기된 의혹이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판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고, 비슷한 잘못을 저지른 수많은 사람 중에서도 왜 굳이 이 사람인지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공직 수행이 정지된다는 점에서 수사 방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탄핵소추권을 악용해 정국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개딸’들은 최근 일부 비이재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매국노를 처단할 것’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지역구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엔 이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이 국회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2명이 피를 흘리는 부상을 입었다.

“조금이라도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면 그냥 ‘너는 역적’ ‘너는 수박’ 그런 분위기가 꽉 차 있다”고 했다. ‘당내 패권주의, 사당화, 팬덤 정치’ 때문에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와해됐다”

이 대표는 말리는 시늉만 할 뿐이다.

민주당의 이런 상황은 국회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압도적 의석을 갖고 못 할 일이 없는 다수당이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마구잡이로 탄핵해 물난리 때 제대로 대처도 못 하게 하더니 이제 취임한 지 석 달도 안 된 방통위원장을 정략적으로 억지 탄핵하려 한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땐 차마 처리하지 못했던 문제 법안들을 마구 통과시키고 있다. 어차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정치적 이득만 취하려는 것이다.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는 무도한 행태는 ‘개딸’식으로 운영되는 정당엔 큰일도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국회가 질식할 지경이다.

하루 속히 진정한 진보 민주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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