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칼럼니스트
김선동 칼럼니스트

 

인간은 누구든지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삶의 궤적을 따라서 사는게 인간 본연의 정리(定理)이다. 그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겪으면서 한평생을 살아간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인생사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성숙하게 고민하는 심사숙려(深思熟慮)의 시간이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인생의 생로병사(生老病死)와는 다르게, 부모와 자식간에는 산숙별리(産熟別離)라는 정궤(定軌)를 따라서 세대를 이어간다. 인간은 자식을 낳고 키우고 성인(成人)이 되면 헤어져야 하는 자연 법칙에 따라서 별리(別離)를 해야 한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 키움의 가슴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자식들이 다 성장하면 부모의 곁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식들이 커가는게 대견스러우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자식들이 크면 자연스럽게 부모 곁을 떠나야 함을 알고 안쓰러워 한다.

 

부모들은 본집에 부모만 있어야 하는 적적함과 외로움을 느끼며 서운함도 갖게 된다. 장성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일상적인 정서감(情緖感)은 서운함과 적막감이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녀가 성장해 독립해 나가는 순간부터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과 함께 하면서 자아정체성(自我正體性)을 찾아야 하는 자신 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혼자 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느 정도의 한계(限界)가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듯이 혼자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獨不將軍)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인간은 배우자 뿐 만 아니라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를 사귀어야 하고 그들과 어울려야 한다. 

 

그러면서, 삶을 살아오는 동안 켜켜히 쌓여진 스트레스를 풀고 가족이나 배필에 대한 응어리도 풀면서 자아(自我)를 되찾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친구를 사귀고 어울리다 보면 긍정적이고 좋은 친구들도 많다. 

 

다른 친구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친구의 아픔과 속상함에 대해서는 배려하며 위로해 주는 친구가 있다. 어려운 친구를 챙겨주고 이해하며 보듬어 준다. 좋은 친구는 희망을 불어 넣어주며 용기를 북돋아준다. 

 

괜찮은 친구는 삶에 강한 의욕을 불어 넣어주며 생에 희망을 갖게 한다. 멋진 친구는 자기 자신의 자랑거리를 삼가고 잘났다거나 있는 척도 하지않는다. 천사같은 친구는 서로 나눠갖으며 베풀 줄도 안다. 

 

이런 친구들이 있으면 모임이 화기애애하고 서로 간에 살맛이 난다. 서로가 고맙고 소중한 친구가 된다. 만날수록 가까이 할수록 정이 두터워지고 우의(友誼)가 깊어진다. 이런 친구들이 진정으로 긍정적이고 좋은 관계의 친구들이다. 

 

그러나 친구들 중에는 좋은 친구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정적이고 거부감을 갖게 하는 친구들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친구들은 만나면 자기 자랑에 여념이 없다. 쉴새없이 자식 자랑과 배필 자랑에 시댁 부모의 재산 자랑까지 그칠 줄 모르고 자기집 자랑질에 정신이 없다.

 

다른 친구들의 말은 듣기는 커녕 오히려 말을 가로 막고 제 자랑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른 친구들이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계속 제 자랑질이다. 그런 친구는 남을 배려하는 배려심이나 다른 사람의 형편을 새겨보는 역지사지(易之思之)의 마음이 털끝 만큼도 없다. 

 

"친할수록 예의(禮儀)를 지키라"는 말처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아량(雅量)은 커녕 이기심(利己心)만 가득하다. 그 뿐 만 아니다. 친구사이에 이간질로 서로 미워하게 하고 싸우게 만드는 나쁜 친구도 많다.

 

온갖 거짓말과 감언이설(甘言利說)로 다른 친구들의 사행심(射倖心)과 경쟁심을 부추겨 경제적인 손해를 끼치는가 하면 재산적인 손실까지 초래함은 물론이고 다른 친구들의 돈을 거둬갖고 사라져 친구의 가정을 파탄(破綻)나게 하는 매우 사악(邪惡)한 친구들도 있다.

 

부모들이 젊었을 때는 자식들의 뒷바라지와 배필의 내조에 신경을 쓰느라 시간이 없어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과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다가 성장한 자식들이 부모의 곁을 떠나면 나이든 부모들은 적막하고 적적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찾게 되고 만나서 교분을 맺게 된다.

 

각양각색의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고 남의 말에 솔깃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위에서 언급한 나쁜 친구들의 꾀임에 빠져 잘못된 인생길을 걷게 되고 가정이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잦다. 

 

그러므로 올바르고 심성(心性)이 곱고 행실(行實)이 올바른 친구들을 선별(選別)할 줄 아는 안목(眼目)을 키워야 한다. 좋은 친구들은 많이 사귀면서 상부상조(相扶相助)하고 서로간에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로 발전시키는게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는 속담이 있듯이 부모들은 부정적이고 나쁜 친구들과는 상대하거나 아예 인연을 맺지 않도록 심사숙려(深思熟慮)하고 좋은 친구들을 선별(選別)하는 안목(眼目)을 키우는게 필요하다. 

 

그와같은 선별안(選別眼)으로 좋은 친구들과 만나 좋은 만남을 갖고 친분을 두터이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겨울이다. 좋은 친구들과 깊은 정분을 나누며 자식들과의 별리(別離)에 의한 외로움과 적막감을 해결하는 행복한 계절, 따사로운 겨울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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