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여야가 내년 총선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 평론가들은 “국정 안정이냐 정권 심판이냐?”를 놓고 그럴듯한 주장을 펼친다. 여야모두 예비후보들이 등록중이다.

구태 정치인포함 전문 정치꾼들도 다분하다, 모두가 국정안정, 현정권 심판론이다.마치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이 바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선거다.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선거의 쟁점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이상을 확보해야 여소야대를 극복하고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생 안정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들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방해로 실현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민의 힘 말대로 과연 그렇기만 한건가, 그렇지는 않다 무엇이 잘못되고 했는지 되돌아 보라, 대통령 지지율, 정당 지지율을 보면 그 이유가 나온다.

특히,야당은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에서 국민 신뢰는커녕 파렴치 범죄 혐의자들까지 판치게 하기에 이른 민주당의 현실 자체부터 ‘민주’ 모독이다. 지난 18일 재판이 진행된 형사피고인들의 면면만 해도, 민주당의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혐의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구속영장을 판사가 발부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판사는 “사안이 중하다. 인적·물적 증거에 관하여,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등에 비춰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했다. 돈봉투를 전달한 혐의의 윤관석 의원에겐 이날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그 돈봉투를 받은 혐의의 본격 수사를 앞둔 민주당 의원이 19명이다.

민주당 선거 운동을 총지휘할 이재명 대표는 겹겹의 형사피고인이다. ‘검사 사칭’ 사건에서 허위 증언을 종용한 위증교사, 제20대 대선 과정에 허위 사실을 공표한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의 몸통 역할을 통한 배임, 성남FC 불법 후원금의 제3자 뇌물 수수 등 10가지 혐의로 재판·수사 중이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과 관련한 그의 제3자 뇌물 혐의도 검찰이 수사 중이다.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1998년 판정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의 조국통일위원장·중앙위원 등 간부 출신들도 이 대표 인연을 고리로 삼아, 내년 총선 민주당 후보 경선 참여를 속속 선언한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를 통과한 선관위예비후보 등록자33%가 전과 가 있는 사람들이다.이중에는 전과7범도있다.국회청문회에서 국ㄱ무위원 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전력을 갖고 국무위원 자질이 없다고 하는 민주당,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오죽하면 5선의 이상민 의원이 민주당 ‘탈당문(文)’을 통해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는 터전이 될 수 없는 민주당’으로 규정했겠는가. 그는 이렇게도 지적했다. “이재명 사당(私黨)으로 변질돼,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했다. 내로남불과 위선, 후안무치, 약속 뒤집기, 방패 정당, 집단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 이상의 기대와 노력은 무망하고 무용할 따름이다.”

문재인 정부에선 여당으로, 윤석열 정부에선 야당으로 민주당이 지금까지 민생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정의와 개혁 편에 서는 척하고, 집권당이 되면 평범한 사람들과 약자의 요구에 한쪽 눈을 감았던 행태를 하루 이틀 본 것이 아니다. 말을 바꾸고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린 일도 다반사였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라. 민주당은 자당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를 하게 된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 당헌까지 개정해 후보를 냈지만, 참패했다.

그때 반성한 줄 알았다. 그런데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논란이 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표가 침묵할 이유가 없다. 약속한 대로 하면 된다. 유불리를 따져, 말을 바꾸고 약속을 저버린다면, 개혁을 바라는 국민 중 누가 민주당을 지지하겠나.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갑자기 유능한 민생 정당이라도 되나,이런 민주당이 반(反)헌법적 행태를 일삼으며 ‘윤 대통령 탄핵’까지 내걸고 내년 총선 압승을 외친다. 참담하고 기막힌 현실이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기고 2027년 재집권하고 싶다면 국민이 민주당에 투표해야 할 분명한 명분과 믿음을 주어야 한다.

총선 전에 달라졌다는 것을 입증하라.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신뢰할 수 있는 민주당의 모습이야말로 그 출발점이다. 다수당으로서 민주당이 펼쳐갈 민생정치를 실감 나게 보여주는 것은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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