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에 힘써야 어떤 도전도 극복 가능

갑진년(甲辰年) 새해다. 누구나 새로운 한 해가 되면 희망을 꿈꾸며 각오를 다진다. 위엄과 번영을 상징하는 ‘청룡의 해’를 맞아 올해 우리나라에 서기(瑞氣)가 충천하고 번영의 기운이 솟아나길 바란다.

작금 대한민국은 국가 위난의 시대다. 글로벌 경제불황과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 우리 경제는 고(高)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중고’에다 글로벌 무역 환경마저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 덮칠 수 있다는 경고마저 하고 있다. IMF와 유수 국내 경제연구소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2.2%로 낮게 분석했다. 고물가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그림자가 짙다. 이른 시일 안에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선순환구조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헤럴드 핑거 IMF 한국 미션단장은 중국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제조업 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관련해 “한국 경제에 추가적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참상이 보여주듯 북한의 도발이 언제 어디서 시도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국방력을 강화하고 강력한 한·미동맹, 긴밀한 한·미·일 협력을 통해 공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갖춰야 할 때다.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무력통일 의지를 천명하고 전술핵무기와 신형 미사일 개발에 몰두해온 건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우리 민족의 기막힌 수난사를 돌이켜볼 때, 오늘의 현실이 결코 절망적이지는 않다.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숱한 시련과 성찰의 교훈이 누적되면서 발전한다. 국난을 극복한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겨 국민통합에 힘쓴다면 어떠한 도전도 물리칠 수 있다.

그렇다. 매사 이분법적 주장만을 펴선 미래가 어둡다. 공동체를 함께 이끄는 이웃이 아니라 물리쳐야 할 적으로 보게 하는 사회에 공공선을 올곧게 세울 수 있는 공존공영 정신은 설 땅이 없다. 민주주의 정치 원칙은 상대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올해는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치르는 해이다. 4.10 총선은 여느 선거보다 중요하다. 국내 정치 안정은 안팎의 어려움을 여는 활로가 된다. 대전제는 공명정대이고, 과정은 준법·정책선거여야 한다. 과도한 진영논리와 극단주의를 경계하고 특히 가짜뉴스와 중상모략을 배격해야 한다.

‘공정한 게임의 규칙’인 선거제와 선거구 획정 선거법이 막판에 확정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1년 전(2023년 4월 10일)까지 국회의원 지역구를 확정해야 하지만, 여야는 9개월이 지나도록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법 손질을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현역의원들에게 맡기는 것은 원천적인 과오다. 22대 국회에서는 원외전문가들로 수권(授權)기구를 구성해서 다음 선거 1년 전까지 제대로 된 선거제도를 확정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예비후보들을 주시하면서 인물검증을 하길 바란다.

지구촌은 분쟁과 가난, 재난과 질병 등 온갖 재앙으로 신음하고 있다. 국내에도 여러 분야에 심각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선조들이 간난신고를 겪으며 조국독립과 세계 10위권 경제력 및 민주주주의를 우리에게 물려주었듯 우리는 후진들에게 세계 속에 우뚝 솟은 대한민국을 위해 보다 나은 전통을 넘겨줘야 시대정신이 있다. 바로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펑화통일 된 선진문화복지국가 건설과 높은 도덕성이다.

청룡의 상서로운 기운 속에 개인 희망·가정 화평·회사 발전이 이뤄지고 한반도와 지구촌에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2024년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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