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노인들이 너무오래산다 라는 비하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고령자들의 생활수준이 계속 떨어지고 일을 하는 노인들이 증가 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의 노인들은 청년층들과 같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 건강 문제 등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경우,가족의해체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고물가에 실질임금도 감소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65∼79세 고령자의 56%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즐거움보단 돈이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더 많았다. 자녀 교육비에 대출금 상환에 빠듯하게 살다 보니 모아놓은 돈은 부족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전국 20∼79세 남녀 3000명에게 물어보니 노후에 여유롭게 살려면 ‘적정 생활비’로 월 369만 원은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 조달 가능하다고 답한 생활비는 212만 원에 그쳤다. 응답자 절반 이상은 아직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시작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청년층 경제적 어려움, 다른 세대보다 더 크다”

특히청년들의 취업 전망도 먹구름이다.기업들이 내년 3월까지 채용인원을 전년 대비 8만명가량 줄일 것으로 전망돼 취업 한파가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이상 종사자 사업체의 올해 4분기~내년 1분기(10월~3월) 채용계획 인원은 55만6000명이다.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2.7%(8만1000명) 줄어든 규모다.

이와반해 중소기업기업들의 인력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현장직 기피 현상이 심화된 데다 고령화로 돌봄서비스 구인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6일 한국은행의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노동시장 긴장도(실업자 수 대비 빈 일자리 수 비율)는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중 광주를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팬데믹 직전(2019년 3분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긴장도는 인력 수급의 양적 지표로, 긴장도가 높을수록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인력난이 심화됐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1년 국민이전계정’을 보면 한국 국민 전체로는 생애 동안 108조 원 적자다. 소득은 거의 없지만 교육비 등 지출이 많은 고등학생(17세) 때 1인당 3572만 원 적자로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노동소득이 가장 많은 43세(1792만 원 흑자)를 정점으로 흑자가 줄어 61세부터는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생애 초반기 적자는 부모에게 의존했지만, 인생 후반기엔 예전과 달리 자식 손을 빌리기가 어려워져 노후 파산의 위험도 커졌다.

이런상황에서 가족 내에서 근심이나 갈등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은 구성원의 건강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건강문제는 의료비 지출,간병비뿐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과 취업·실업 문제가 꼽혔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적자 인생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노동연령층(15∼64세)이 돈을 벌어 유년층과 노년층에 나눠주는 구조인데,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연령층 인구는 가파르게 줄고 있기때문이다. 지금 모래주머니 달고 뛴다면 앞으론 쌀가마니 들쳐메고 달려야 할 판이다. 국민이전계정 통계를 분석하면 자녀 1명을 독립시키기까지 2억8300만원이 드니 아이 많이 낳으라고 말하기도 현재로선 민망하다. 미래 세대를 위한 연금개혁,고령화,저출산,사교육등 구조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이유다.

노인문제. 노인 빈곤, 경제적 어려움

인생의 적자 단계에 들어서기 전에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연금구조를 마련해 노후 고정수입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와 함께 은퇴 후 현실에 맞춰 미리미리 씀씀이를 줄여 가려는 준비도 필요하다. 중대 질병 발생, 성인 자녀 지원, 창업 실패, 금융사기, 황혼 이혼 등 ‘5대 리스크’도 피해야 한다. 재무적인 준비와 함께 건강, 관계, 여가 등도 챙겨야 한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재난훈련을 하듯, 노후 준비도 꾸준하고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이래야만 노후를 그나마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다. 이러한 취약성은 자신을 보호하고,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있는 것이 어려움을 의미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노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하는 정부,지자체,사회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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