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칼럼니스트
김선동 칼럼니스트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에 못 다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버리고 새 마음 새 희망으로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다.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세우고 일년 농사는 봄에 세운다. 그리고 새해의 계획은 연초(年初)에 세운다. 국가는 국가대로 연간(年間) 국정운영 계획을 세우고 가정은 가정대로 새해 계획을 설계한다.

개인들도 각 개인마다 한 해의 계획을 세운다. 연초에는 계획을 세우는데 꿈이 부풀어 자꾸 욕심을 내서 세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과다하게 구상을 하고 욕심난 계획을 수립한다.

그래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째가 되면 흐지부지해진다. 이를 일컬어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한다.

작심삼일이 안 되려면 처음부터 자신의 형편과 능력에 맞는 계획과 분수에 맞는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하게 실천에 옮겨야 비로소 알찬 결실을 맺는 성공적인 새해 설계가 되는 것이다.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남과 비교해 가면서 분수에 넘치게 설계하고 능력에 부치는 설계를 하면 자칫 실패와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허황되고 과다한 남보기식 새해 설계는 시작부터 실패로 끝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에 용두사미(龍頭蛇尾)식 새해설계가 되기 쉽다.

새해가 되면 공공기관이나 단체 또는 각 기업체마다 신년 하례식를 갖고 새해를 맞는 각오를 다지며 새롭게 출발한다. 개인들은 자신을 둘러싼 이웃이나 주변 관련 인사들과의 인간관계 수립에 신경을 쓴다.

우리 사회에서 독불장군(獨不將軍)은 존재할 수 없다. 새해 벽두부터 업무 관련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얼굴을 익히며 정(情)을 두터이 하려고 노력한다.

세상살이가 각박해질수록 이웃이나 자신을 둘러싼 관련 인사들과의 끈끈한 유대감 형성이 중요하다. 서로 돕고 도와주는 상부상조(相扶相助)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로 돕고 도와주려면 먼저 전제되는 것이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을 한 진실된 정 나눔이다. 한국 사회에서의 정(情)나눔은 고래(古來)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한국인들의 특유한 정서요, 정신적인 무형(無形) 문화재다.

그러므로 한국인들의 고유한 정서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정 나눔은 한국인들의 인간관계 속에서 결코 무시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정신적 자산이다.

한국인들에게만 존재하는 정(情)이란 과연 무엇인가? 정(情)은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을 얘기하거나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을 의미한다.

어떤 종교에서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정서상 느낌을 오욕칠정(五慾七情)으로 구분한다. 오욕(五慾)은 재물에 대한 욕심(財物慾)과 명예에 관한 욕심(名譽慾), 음식에 관한 욕심(食慾), 잠에 관한 욕구(睡眠慾), 섹스에 관한 욕구(色慾) 등을 일컫는다.

칠정(七情)은 사람의 오관을 통해 일어나는 일곱 가지의 감정인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 즉 기쁨과 노여움과, 분노,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망(欲) 등 일곱가지의 정(七情)이 있다.

일반적인 의미의 정(情)은 숭고하고 자애로운 모정(母情), 엄격하지만 속이 깊은 부정(父情), 남녀 간에 오가는 사랑의 애정(愛情), 연인사이에 일어나는 정서적 연정(戀情), 성적(性的)으로 발현하는 춘정(春情), 미운 정, 고운 정, 낳은 정, 키운 정,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서로 간에 주고받는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인정(人情), 이 밖에도 수많은 종류의 정(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정(情)은 사람들의 인간관계에서 순기능을 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기대 이상의 대단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정(情)으로 뭉친 한국 사회에서는 그 효과가 대단하다. 반면에 부정적으로 역기능하면 사람들 사이에 반목(反目)과 갈등(葛藤)을 초래하면서 조직이 망하고 사회가 분열하며 급기야는 국가가 위기에 빠지는 참혹한 현실에 부닥치게 된다.

그러므로 새해에는 남을 모함하고 거짓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며 국민들의 신뢰감을 떨어트리는 부정(否定)적 정(情)이 팽배하는 사회가 불식(拂拭)되기를 바란다.

거짓과 부정부패가 사라지고 믿음과 신뢰감이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 긍정적 측면에서의 깨끗하고 정이 넘치는 순정(純情)사회가 성취되는 새해가 됐으면 한다.

2024년 새해에는 정의(正義)가 꽃을 피우고 법과 순리(順理)가 순작용(順作用)하는 의(義)로운 사회와 긍정적인 열정(熱情)이 흘러 넘치는 밝고 살기 좋은 복된 사회가 이룩되기를 염원(念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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