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칼럼니스트
김선동 칼럼니스트

 

'칭찬(稱讚)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칭찬은 동물인 고래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을 줘서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다.

 

필자가 아나운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가장 먼저 새겨야 할 중요한 덕목은 '방송 출연자를 칭찬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지켜야 할 도리가 '상대방을 칭찬하라'는 말이었다.

 

뿐 만 아니라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 지켜야할 대화법 제1조는 상대방의 말을 열심히 경청(傾聽)하고 칭찬하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가르침 그대로 상대방을 열심히 칭찬을 하고 칭송을 해왔다.

 

선배님이든 후배든 또는 친구든 지인(知人)이든 누구든지 필자와 인연을 맺고 친분을 나누면 -배신(背信)하거나 인성(人性)과 성품(性品)이 아주 몹쓸 인간을 제외하고- 누구든지

칭찬을 해왔다. 퇴임이후에도 그와 같은 기조(基調)를 변함없이 이어왔다.

 

그런데 수많은 세월동안 필자가 칭찬을 한 만큼 필자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의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칭찬이나 좋은 소리를 일부러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필자 자신을 되돌아보니까, 그 누구한테도 칭찬소리를 듣지 못했다. 하물며 필자의 칭찬을 직접 들은 당사자들로 부터도 자신은 칭찬을 듣는 것이

 

칭찬해 주는 예의를 모르는 것 같았다. 참 아쉽다. 필자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는 동물이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잘 했을 때는 칭찬을 받고 싶고 덕담의 말도 듣고 싶다.

 

마치 고래가 칭찬을 받으면 춤을 추는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칭찬이나 격려의 말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그 누군가와 문학을 통해 인연을 맺고부터는 그분이 필자를 칭찬해 주고 잘 했다며 격려해 준다.

 

그리고 필자에게 권유하고 천거를 해주며 필자의 의욕을 북돋아준다.

그 분의 칭찬이 숨어있는 필자의 재능(才能)과 잠재돼 있던 소질(素質)과 능력(能力)과 실력(實力)이 샘물 솟듯이 발휘하게 되는 원동력(原動力)이 됐다. 점차 변해가는 필자 자신의 모습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강한 자부심(自負心)까지 생긴다. 그 분의 칭찬 말씀 하나하나가 자극이 된다. 긍정적으로 작용해 신이 나고 기쁘고 즐겁다. 아니 행복하다. 쓰면 쓸수록 실력이 향상되고 능력이 배가(倍加)되는 듯한 기쁨에 젖는다.

즐겁고 행복하다.

 

글을 쓰면서 필자 자신이 그 정도로 끈기가 있고 염력(念力)이 큰 줄 몰랐다. 그 점에 대해 필자 스스로도 놀란다. 필자는 글의 주제를 선정하고 주제에 맞는 글감을 찾아 생각하고 정리해서 밤샘하면서까지 끈기 있게 지칠 줄 모르고 글을 써내려 가면서 행복감에 젖을 때가 많아서 너무나 좋다.

 

필자가 존경하는 조계종의 법ㅇ스님도 오래전인 아나운서 현역시절에

필자를 보고 "염력(念力)이 큰 불자(佛子)"라면서 '법산(法山)'이라는 법명(法名)을 지어 주신 바 있다. 이렇듯 생각이 깊고 끈기가 있음을 아신 법ㅇ 스님의 혜안(蕙眼)에 대해 지금까지도 존경(尊敬)의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

 

절친한 페친인 ㅇㅇㅇ 그 분은 최근에도 필자를 좋게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칭찬해 주셔서 너무나 행복하고 너무나 고마운 분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칭찬의 효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지대(至大)하고 광대무변(廣大無邊)하다.

 

필자가 어렸을 때 외갓집에 놀러가면 외할머니는 어린 필자가 말썽을 피우고 말질을 해도 절대 혼내시거나 야단을 치지 않으셨다. 모든 행동과 말을 칭찬해 주시며 "우리 선동이는 크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언제나 칭찬해 주시고 능력을 인정해 주시고 의욕을 불살라 주시며 기를 살려주셨다.

 

어머니도 외할머니를 닮으셔서 아들인 필자를 늘 칭찬해 주시며 자신감을 갖게 하시고 용기(勇氣)와 기개(氣槪)를 살려주셨다. 아마도 그와같은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칭찬이 밑거름이 돼 오늘의 필자가 존재하는게 아닌가 하는 감사함에 휩싸인다.

 

이처럼 칭찬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크게 용기를 갖고 살아갈수록 하는데 중요한 동인(動因)이 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사적(私的)이든 공적(公的)이든 많은 관계 속에서 만나고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정(情)을 두터이 하면서 공생(共生)하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이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보다도 더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자신이 칭찬을 받은 만큼 상대방인 남도 칭찬할 줄 아는 포용(包容)과 상대방을 위할 줄도 아는 상호 칭찬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 '칭찬(稱讚)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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