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산업 스파이 엄단 해야한다

정보 전쟁”은 하루가 다르게 수가 급증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산업 스파이를 막으려는 기업과 국가의 노력도 커져가고 있다.하지만 국가와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춘 산업 스파이의 수가 늘어나고 산업 스파이의 기술이 증대됨에 따라 산업 스파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난항을겪고 있는 이때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 업체로 유출한 혐의를받는 전 삼성전자 연구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판사는 “연구원이 범행에 대하여 사실적·법리적 측면에서 다투고 있고,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 진행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사유를 밝혔다. 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주거가 일정하며 수사기관의 수사 및 소환에 성실히 응해온 점과 관련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된 점을 비롯하여 피의자의 심문태도, 변호인의 변소 내용 등을 감안할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연구원 오씨는 고액 연봉을 받고 회사를 옮기며 기술을 유출하는 대표적사례다.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D램 20나노 기술을 최근까지 중국의 반도체 제조 회사 ‘청두가오전(成都高真科技·CHJS)’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오 씨는 반도체 제작 과정이 담긴 기술 공정 700여 개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연구원 오 씨는 해당 기술을 “자체 제작한 공정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경찰은 오 씨가 중국 업체 측에 포섭됐다고 판단하며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영장을 청구했으나 이날 기각됐다.

오 씨가 기술을 넘긴 청두가오전은 삼성전자 상무와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최모 씨가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최 씨는 2020년 중국 쓰촨성 청두시로부터 4600억 원을 투자받아 현지에 합작회사인 청두가오전을 설립했다. 최 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내 20나노급 D램 반도체 ‘삼성전자 복제공장’을 세운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됐다가 11월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오 씨는 현재 청두가오전에서 반도체 공정 부문 핵심 인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스파이 무죄율 19%...이대론 안 된다

전년도 경찰에 적발된 해외 기술유출 사건이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디스플레이 등 국가핵심기술도 2건 포함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2∼10월 9개월간 산업기술 유출 등 경제안보 위해범죄를 특별단속해 해외 기술유출 21건을 포함한 총 146건을 송치했다고 14일 밝힌바있다.단속 기간 해외 기술유출 송치 건수는 전년(12건) 대비 75% 증가한 동시에 최근 10년 내 가장 많다.

전체 경제안보범죄 사건 중 해외 기술유출 비율은 14.4%로 2021년 10.1%, 2022년 11.5%에 이어 증가세를 나타냈다.이런 산업스파이는 국가 중요기술유출로 경제 안보에 지대한 피해를 주고있는 반면에 산업 스파이에 대한 구속등 처벌 수위는 낮은 편이다.

군사장비에 영업,핵심기술 비밀까지…

시대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중요도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21세기는 기정학(技政學) 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기술 보유 여부가 기업의 경쟁력, 더 나아가서는 국가의 경제 패권을 가르는 핵심이 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곳곳에서 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려는 산업스파이가 활개 치고 있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이를 지키는 보안 역시 중요해진 이유다. 기업들은 강력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면 산업스파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은 산업스파이에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방위산업을 포함하여 반도체,선박 , 자율주행,수소 전기차등 산업 전반에산업 기술 유출과 관련된 법령의 개정을 통해 처벌 기준을 국가핵심기술을 국외유출 시 간첩죄에 준하여 처벌을 7년 이상으로 강화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으로 강화 하고 산업 기술 유출에 대한 범위를 확대해 우리나라가 보유한 핵심 기술을 지키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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