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칼럼니스트(전 KBS아나운서)

 

감동적인 작품, 감동적인 연주, 감동적인 연기, 감동적인 골 장면, 감동적인 영화, 감동적인 연설.... 어떤 일이나 결과가 뛰어나게 성공적으로 나타났을 때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뉴스의 타이틀이다.

감동(touched)이라는 단어는 이렇듯 심금(心琴)을 울릴 정도로 감격적인 울림이 있을 때 표현되는 긍정적이고 칭송적인 단어이다. 감동(touched)은 '크게 느껴 마음이 움직임' 이라는 의미다.

현대는 각박한 사회다. 극경쟁사회에서는 감동보다는 상대방을 견제하고 모함하고 폄훼하는 풍조가 만연하다. 상대방을 쓰러트리거나 패배시켜야 자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강박관념과 상대소멸주의가 팽배하다.

이와 같은 의식이 엄존하는 한 우리 사회에서 상호 우호주의나 상호 공생, 즉 (相生)이라는 정서(情緖)는 존재할 수 없다.

감동이라는 단어도 찾을 수 없다. 감동을 주거나 느낄 수도 없다. 아예 감동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경쟁사회에서는 그만큼 험악하고 살벌한 심적 부담감만이 존재한다.

 

각박하고 몰인정한 사회 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감동 없는 사회는 죽음의 사회요, 각박한 사회다. 그러나 감동이 주는 긍정적 에너지는 대단하다.

감동이 주는 부가적인 긍정효과는 질(質)과 양(量)으로 잴 수 없을 만큼의 불가계량(不可計量)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효과를 생각하지도 중요하게 여길 줄도 모른다. 감동효과를 그대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인간은 감정이 있는 동물' 이라고 말한다. 그냥 동물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본능(本能)만 존재하고 본능대로 움직이며 살아가는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감정

이 있기에 심신(心身)에 느낌이 오고 그 느낌에 따라 달리 생각하거나 행동하며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느낌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승화되고 예술적인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느낌이 있으려면 먼저 특정 사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흥미(興味)를 느껴야 하는 감흥

(感興)단계가 첫번째다.

이 세상에서 벌어지거나 기획된 일에 대해 감흥을 느껴야 재미와 함께 참여도 하고 보고싶은 마음이 발동하는 것이다. 다음은 감동(touched)단계다. 마음이 움직이는 단계다. 훌륭한 미술 작품이나 연주회, 문화 예술적인 공연이나 이벤트, 또는 국가적인 행사에서 감동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다.

감동을 해야 대중들의 관람욕구나 참여욕구가 증대되는 것이다. 다음은 감탄(感歎) 단계다. 감동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게 되는 감탄 단계이다. 이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마니아가 되는 것이다. 이어서 감복(感服)단계이다. 감탄하면 자연스럽게 복종하면서 따르게 되는 단계다. 즉 팬이 되는 것이다.

팬덤이 생기는 이유다. 어디든지 따라다니며 즐거워하고 좋아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단계다. 마지막 단계는 감루(感淚)단계이다. 감복을 하면 마음 저 밑바닥에서 울컥하면서 뭔가 치밀어오면서 눈물을 지으며 쾌재를 지르거나 혼미(昏迷)한 상태로 돌입하는 단계이다.

공연장에서 너무나 감동해 눈물을 흘리며 괴성을 지르고 야단법석을 떠는 단계다. 독재자들이 염원(念願)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나오면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지르는 경우가 이런 감정흐름의 최종단계인 감루(感淚)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의도적인 연출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 예외이다.

모든 사람들은 주체(主體)적인 입장에서든 객체(客體)적인 입장에서든 간에 감동(touched)이 있기를 갈망한다.

모든 문화예술인과 정치인 음악인 체육인 그 밖의 모든 대중들이 갈망(渴望)하는 최고의 지향점이자 희망이자 목표가 위에서 언급한 수준 높은 감동을 주고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동(touched)은 모든 감상자들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양질(良質)의 감상적 쾌락(快樂)이다. 감동을 줄 수 있고 감동을 느낄 줄 아는 세계가 문화예술 세계이고 그들이 최고로 지향하고 갈망하는 최고의 예술적 경지가 감동단계이다.

감동(touched)은 무한(無限)의 울림(呱)과 느낌(感)을 주는 심오(深奧)한 예술세계이자 단계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감동(touched)은 가슴이 뛰게 만드는 단어(單語)이자 단계다. 감동하면 마음이 열리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분출되고 상대방을 포용하고 이해하며 좋아하고 존경하며 받드는 관계가 형성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감동을 주거나 받으면 마음이 열리는 그래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상호이해를 통해 상호공존 즉 상생(相生)문화가 각박한 우리 사회에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감동적인 말 한마디. 감동적인 미담(美談). 감동적인 정치인. 감동적인 연주. 기타 등등....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이처럼 감동을 주는 정치와 감동을 주는 경제, 감동을 주는 사회,

감동이 넘치는 문화예술, 감동이 있는 체육 등등

모든 분야에서 감동(touched)이 있고 감동을 주는 사회적 기풍(氣風)이 조성된다면 더없이 살기 좋은 우리나라, 감동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상생(相生)하는 복된 사회가 건설될 것이다. 부디 감동이 넘쳐나는 행복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건설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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