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칼럼니스트, 전) KBS아나운서
김선동 칼럼니스트, 전) KBS아나운서

 

 

중국 사람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고 시끄럽다. 교양이 없어 보이고 경망스럽게 보인다.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목소리가 커서 해외에  나가면 우리가 중국 사람들한테 느끼는 불쾌감을 그 나라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근래에 와서는 사람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소리가 예전보다는 많이 조용해져서 퍽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필요 이상의 높은 목소리로 얘기를 나눠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일상생활 속에서 대화를 나눌 때, 톤을 상황별로 도(do)에서 높은 도(do)음까지 각 음계별로 살펴본다. 참고로 필자의 순수한 개인적인 관찰임을 밝힌다.

 

도(do)음은 가까운 옆사람과 평상시에 대화를 나눌 때 듣기 좋게 적당한 톤이다. 둘이서 대화를 나눌 때 필요 이상의 높은 소리로 얘기를 나누면 상대방도 듣기가 거북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폐를 끼치게 된다.

 

앞에 있는 사람에게만 잘 들리면 되기 때문에 도(do)음 정도의 크기로 얘기를 나누면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편안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레(re)음은 세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의 톤이다. 세사람이 대화를 나눌 경우 공간이 조금 넓어지고 듣는 사람도 늘어나기 때문에 톤을 조금 더 높여서 얘기를 나눈다.

 

미(mi)음은 4인 이상의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때의 톤이다. 4인이면 공간도 훨씬 더 넓어지고 듣는 사람 수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목소리 톤을 조금 더 높여서 얘기를 하면 좋다.

 

파(fa)음은 야외나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할 때의 적당한 톤이다. 야외는 소리가 퍼지고 다른 외부로부터 소음이 겹칠 수 있음을 감안해서 톤을 파음으로 높혀야 한다.

 

이런 경우 오랜 시간 얘기를 하다 보면 목이 피로해지고 목이 쉬거나 거칠은 소리로 변하기 쉽다. 그러므로 이때는 조용한 곳으로 아예 장소를 옮기는 것이 좋다.

 

솔(sol)음은 공간이 넓은 매장에서 안내인이 손님을 맞이하거나 안내할 때에 알맞은 톤이다. 솔음은 조금 높은 소리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거나 열린 공간에서 명료하게 들리기 때문에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톤이다.

 

라(ra)음은 언쟁할 때나 말싸움할 때의 톤이다. 말로 싸울 때는 기선 제압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목소리를 라음으로 높여서 상대방의 기를 꺾는 게 좋다. 그러나 우아하고 품위 있는 사람이 되려면 가급적 라음 이상의 톤을 쓰지 않도록 하는게 좋다.

 

시(si)음은 다중이 집합해 있는 장소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거나 주장을 펼칠 때의 톤이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말을 할 때는 배에 힘을 주고 배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로 톤을 높이고 자신감 있게 얘기를 해야 한다.

 

대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말할 때, 요즘은 마이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에는 너무 큰소리 보다는 마이크에 대고 분위기를 유도할 만큼의 알맞은 톤으로 말하면 된다.

 

높은 도(do)이상의 음(音)은 불이 났을 때나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긴급하게 구조를 요청할 때 등 자신의 목소리를 최대한 높여서 말할 때 필요한 톤이다.

 

자신의 목소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에 되도록 멀리 넓게 퍼져서 들릴 수 있는 톤이어야 하기 때문에 될수록 높은 도(do)음 이상의 높고 큰 톤의 소리를 질러서 구조를 요청하거나 도움을 받아서 위기상황을 재빨리 모면해야 한다.

 

지금까지 일상생활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의 톤을 8음계 중심으로 살펴봤다. 청력(聽力)이 떨어진 사람과 대화할 때는 위에서 언급한 음계 별 목소리와는 별개로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목소리로 대화함은 예외다.

 

우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아무 때나 쓸데없이 높은 소리로 대화를 하기 보다는 가급적 도(do)음 위주의 낮고도 발음이 명료한 음성으로 대화를 나눠야 품위가 있고 우아해 보인다. 적당한 목소리의 크기는 우아한 품성(稟性)의 사람이 되기 위한 꼭 필요한 조건이다.

 

그만큼 목소리는 그 사람의 교양이나 소양, 품격 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그러므로 때와 장소와 경우에 따라서 적정한 크기의 톤으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필자가 카페나 레스토랑, 열차 안에서 큰소리로 얘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때와 장소에 따른 적재적소(適材適所)의 음계별 목소리 톤으로,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사회풍조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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