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도성훈교육감
인천광역시 도성훈교육감

1. 인천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역 간, 학교 간, 격차 없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원도심은 노후건물 등 환경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40년 이상 노후건물을 개축하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54교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36교가 추진 중이며, 남은 학교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학교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에 학력향상, 문예체 교육, 심리정서 프로그램 등 학교별 맞춤형 교육발전을 위해 120교, 교당 4천만 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서관 사서 인력 우선 지원, 국제교류 사업 중 일부 사업 등에 대해서는 우선 참여의 기회를 주고 있다.

신도심도 과밀학급 문제로 고충이 많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그간 학교신설에 관한 중앙투자심사 기준을 개선해 적기에 학교가 신설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최근 300억 미만 학교 신설의 경우 교육감에게 권한을 이양한 것도 이와 같다. 이러한 노력으로 작년에만 10곳, 지난 5년간 총 45교의 학교신설을 승인받았다. 그럼에도 원거리 통학 문제로 불편을 겪는 학생이 많았다. 이에 전국 최초로 학생 등교버스인 학생성공버스 사업을 운영했다. 올해는 작년 시범운영 기간의 사례를 발판으로 작년보다 확대해 45대 가량 운행할 예정이다. 또 작년 4월 학교군을 조정하여 기존 3개 학교군을 6개로 세분화했다. 학생 통학 거리를 줄이고, 통학의 불편을 덜고자 한 것이다. 석면제거, 화장실 사업 개선, 냉난방기 개선, 무엇보다 급식실 개선 및 현대화 등으로 학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배움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2. 학생과 시민이 삶을 읽고 세상을 걷고 생각을 쓰고 표현하는 읽걷쓰 시민문화운동을 시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전한다면.

“인천은 읽․걷․쓰한다! 질문하고 상상하는 읽․걷․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AI가 공존하고 협력하는 시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돌아보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며, 세상을 읽어내는 역량, 즉 삶의 리터러시, 삶의 힘입니다. 이에 인천시교육청에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책 읽는 도시, 인천> 사업에 걷기와 쓰기를 더해, 읽기, 걷기, 쓰기, 이를 줄여서 읽․걷․쓰 사업으로 확장하고, 이를 시민문화운동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읽기란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세상 걷기이고, 걷기는 타인의 삶이 담긴 길을 걷는 세상 읽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쓰기는 나다운 삶을 표현하며 세상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실천 방법일 것입니다. “一日不徒步 心身生靑綠(일일부도보 심신생청록)”, ‘하루라도 걷지 않으면, 몸과 마음에 녹이 슨다’는 뜻입니다. 읽기와 쓰기 사이에, 걷기를 넣은 이유입니다. 읽․걷쓰는 삶의 리터러시이며, 미래역량으로서의 삶의 힘이 자라도록 도울 것입니다.

읽․걷․쓰 사업을 시작하며, 학교문화와 시민문화가 변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생, 교직원, 지역주민이 함께 밤샘독서를 실천하며 인문학적 역량은 물론 소통과 연대의 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도서관과 교육연수원에서는 교직원과 시민이 함께 모여 밤샘 책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교원 저자 100명의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선생님 한 분은 “오랜 교직생활로 내 마음이 침잠하고 있었는데, 책을 만들며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라며 “마음을 다잡는 기회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읽․걷․쓰 시민문화운동의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돌아보고 세상을 읽어가는 실천적 힘. 이것이 인천교육의 바탕이 되어, 인천교육을 더 나은 미래로 이끌 것이다.

3. 최근 교사들의 교권이 과거에 비해 실추됐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지난 한 해, 우리는 아픈 시간을 보냈다. 인천시교육청은 가르침이 존중받는 학교, 상호 배려하고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으로 선생님들이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에 올해부터 교육감 직속 직제로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을 신설해, 아동학대 신고부터 사안 종결까지 법률․행정․상담․치유 등 모든 과정을 총체적으로 지원한다. 학교교권위원회는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해 학교가 악성민원 업무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가칭) 교육활동사례판단위>도 구성해, 교권침해 여부에 대한 교육감 의견도 제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 교육청은 지난해 변호사 33명, 의사 4명, 교육전문가 10명으로 교육활동보호지원단을 위촉하고, 학교마다 민원처리와 분리학생 지원을 위한 민원상담실을 구축하도록 노력 중이다.

또 학교업무를 지원하는 학교지원단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의 시설과 행정중심의 지원을 넘어 교무학사업무 영역까지 지원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학교 지원 범위를 확대해, 학교의 업무 부담을 덜고, 업무로 인한 교직원 간의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곘다. 학교의 본질은 수업과 학생 생활교육이라는 교육과정의 운영이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지치지 않는 학교, 외롭지 않은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4. 올해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인 교육 정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지금, 사회적 갈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시대, 지식의 반감기가 짧아지는 시대, K-콘텐츠가 보여주었듯, 글로컬 융합인재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시대가 교육에 요구하는 것은 공동체성과 협력의 가치에 기반한 개별 맞춤형 교육이다. 이에 2024년 인천시교육청은 ‘읽기, 걷기, 쓰기, 읽․걷․쓰 기반의 올바로, 결대로, 세계로 교육’에 힘을 모으겠다.

올바로 교육은 학생들이 바른 인성과 시민성을 함양하도록 돕는 교육으로 친절교육, 화합교육, 역지사지 교육으로 구체화했다. 친절교육은 인천 사회정서학습, 1인 1스포츠․1인 1예술교육, 체험 중심 인성․효․예절교육으로, 화합교육은 교육공동체 봉사활동, 학교-지역사회 협치, 인천 평화교육으로, 역지사지교육은 장벽 없는 학교, 장벽 없는 교육, 다양성 존중교육, 교육공동체 인권보호 등으로 구성했다.

결대로 교육은 저마다 지닌 개성과 잠재가능성을 펼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으로, 읽․걷․쓰를 기반으로 디지털․생태교육,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으로 구체화했다. 디지털․생태교육을 위해 유․초․놀이 중심 코딩교육, 인천 특화 해양교육, 디지털․생태시민교육을,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 교원-학생-학부모가 함께하는 학생 개별학습과 AI 학습프로그램․플랫폼을 지원한다.

세계로 교육은 인천을 품고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이다. 이는 인천 바로 알기, 인천형 세계시민교육, 인천세계로배움학교로 구체화한다. 강화, 섬, 에코에듀투어 등으로 인천을 알고, 매년 3천 명 국제교류 사업인 세계로배움학교로 실천하겠다.

5. 미래세대 학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인천교육의 슬로건이 “학생성공시대”다. 우리 교육청이 말하는 성공이란, 부와 명예, 경쟁에서 이기는 성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국어사전에서 ‘성공’이라는 단어의 뜻을 검색해도, ‘목적한 바를 이룸’이라고 되어 있다. 인천교육의 성공이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 말이 이상적인 말로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IT기업, 공기업, 공기관의 채용방식이 변하고 있다. 더 이상 학벌과 스펙으로 사람을 뽑지 않는다. 지마켓은 채용 과정을 완전 블라인드로 바꾸었으며, 카카오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지원부서를 제외하고는 보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이 평가하고 하는 것은 지원 분야의 전문 역량과 타인의 성공에 기여할 줄 아는 리더십이다.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갈 세상은 직업이 7번 이상 바뀐다고 한다. 또한 지금껏 보지도 못했던 직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 여러분의 무한한 역량을 지식 중심의 줄 세우기 평가로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업을 구하는 세상이 가고 있다. 희망을 갖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찾아가길 바란다. 또한 좋아하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경험한 만큼 좋아하는 것이 생긴다고 한다. 걷기를 해보길 바란다. 운동으로서의 걷기를 넘어, 세상을 경험하는 걷기를 말이다. 좋은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다양한 경험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여러분 곁에 하고 싶은 것이 생길 것이다. 또한 하고 싶었던 것이 바뀔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끊임없이 구하는 열정이 곧 결대로 찾아가는 성공이다. 여러분의 앞날을 항상 응원하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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