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성매매·음주운전·폭행' 경찰관 기강 해이에 지휘부, 특별경보 발령

8일 경찰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7일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다음달 11일까지 ‘의무위반 근절 특별경보’를 발령했다.특별경보는 의무위반 행위자에 대한 가중처벌과 관리책임 미흡시 엄중 조치 등을 물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최근 서울청 소속 경찰들의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데 따른 것이다.

경찰관 성폭행 혐의 기소…잇단 성비위

지난달 29일 강북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사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여성과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됐고,방배경찰서 소속 30대 초반 박모 경사는 같이 술을 마시던 동갑내기 피고인과  함께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지난달 20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A 경위는 지난달 초, 서울 노원구의 한 성매매업소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하였다.

폭력/음주운전,마약행위

경찰관(순경)이 노상에서 술에 취해 자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욕설하고 서울 강동경찰서 지구대 소속 30대 여성 순경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경찰서 소속 경정은 기자와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대기 발령됐다. 지난달 23일에는 기동단 소속 경사가 도봉구에서 술을 마시고 시민과 시비가 붙어 입건되기도 했다.

택시기사와 다투던 기동단 소속 경위가 제지하던 경찰 2명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고,기동단 소속 경장이 술에 취해 시민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월에는 서울 용산경찰서 강력팀장이었던 경위 1명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기동대 소속 A 경감은  버스와 접촉 사고를 냈고,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대구남부경찰서 소속 49살 A 교통팀장이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사고를 목격하고 추격한 일반 시민에게 붙잡혔으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33%로 나타났다.

7일새벽에는 대구 수성경찰서 형사과 소속 B 경장이 혈중알코올농도 0.112% 상태로 운전하다 3중 추돌사고를 내기도 하는등 경찰관의 음주운전사고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상습 마약자들과 마약을한 경찰관이 아파트에서 추락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돈 주고 승진 청탁…고개 숙인 경찰관들

경정은 3천만 원, 경감은 2천만 원…만연한 '매관매직’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받던 전직 전남경찰청장은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목숨을 끊었다.

전직 치안감까지 연루된 이번 브로커 사건은 검찰 수사관이 구속되는 등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성씨가 경찰 간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정부의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대폭 강화된 만큼 이제라도 인사·수사 비리의 구태를 끊어낼 강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것만이 제2의 브로커 사건을 막는 길이다.

특히 대구에서는 '경찰의 별' B경무관이 브로커에게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사회적 질타를 받기도 했었다.

경무관은 치안총감, 치안정감, 치안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경찰 계급으로, 군대에 비유하면 준장에 해당해 경찰의 '별'로 불린다.이와 관련해 울산경찰청 C경무관과 대구경찰청 D경정, E경위도 함께 기소됐다.이들은 수사 경과나 제보자 정보 등을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정보 누설' 징역형 선고, 광주 현직 경찰관 파면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현직 경찰관에게 파면 징계가 내려졌다.

8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모 지구대 소속 A(53)경위를 파면키로 의결했다. 파면은 공무원 징계 종류(견책·감봉·정직·강등·해임·파면) 중 최고 징계다.

전주지법은 지난 2021년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A경위를 구속하였다.뒷돈을 받고 수사를 무마해준 경찰관들의 비리가 이어지면서 경찰 수사가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하지만 뇌물 비리와 관련해 언론에 알려진 경찰관만 12명에 달하는 등 부패한 경찰관들은 되풀이되고 있다.

버닝썬 이후 그대로 재연되고있는 유흥업소 유착비리

1년 동안 성매매 업자에게 단속 정보를 넘겨준 경찰관도 있다.

서울동대문경찰서 소속 I경위는 성매매업자에게 카카오톡으로 단속정보를 알려주며 1천만 원 이상의 금품과 성 접대 등을 받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부정처사후수뢰 등)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서울강서경찰서 형사과 소속 F경위는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주겠다'며 3천만원가량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과거 '버닝썬 사태'로 불거진 경찰의 유착 비리 등 부정·부패가 경찰관 개인의 일탈보다도 경찰의 조직문화로부터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아직도 이러한 일탈들이 자행되고 있다.

광주에서도 G경위가 현금 200만원을 받는 대가로 노래방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혐의(수뢰 후 부정처사죄)를 받아 구속됐다.. "자치경찰제 시행과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관의 지역 유착이 더 강해질 수 있다" "경찰 권한이 커진 만큼 조직적으로 부패를 방지하고 견제하는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이란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 만큼 자성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이다.

경찰의 잇따른 비위 행위에 조 청장은 서울청 기동본부를 찾아 소속 경찰들의 행실 관리를 당부하며 경고한 바 있다. 전날에도 서울 일선 경찰서장 등 총경급 이상 간부를 불러 긴급 현안 회의를 열었다. 조 청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 경찰의 명예를 실추하는 의무 위반 고리를 끊자”며 조직 관리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질책을 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비위 사건이 재발하면서 조직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사풀린 경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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