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일보=신화통신] 최근 수년간 동양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은 중국의 웹문학∙웹드라마∙웹게임 등이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며 문화 수출의 신(新)3종으로 떠올랐다.

◇'중국식 미학' 세계 사로잡아

'2023 중국 인터넷 문학 해외 진출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중국 인터넷 문학 전체 업계 해외 매출은 40억6천300만 위안(약 7천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7% 증가했다.

웨원(閱文)그룹 산하 글로벌 포털 '웹노블(Web Novel)'에 약 3천800권의 중국 웹소설 번역 작품이 업로드됐다. 약 41만 명의 해외 오리지널 창작자를 양성해 약 62만 권의 해외 오리지널 작품이 출시됐다. 누적 방문객은 약 2억3천만 명에 달한다.

중국 웹드라마도 해외에서 인기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Sensor Tower)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숏폼 드라마 앱 릴숏(ReelShort)의 미국 내 다운로드 수는 1천만 회 이상이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앱 순위에서 여러 차례 1위에 오른 릴숏은 중국 기업이 전문적으로 해외 숏폼 드라마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곳이다.

중국 웹게임의 해외 시장 성과도 두드러졌다.

용의 해 춘절(春節·음력설)을 앞두고 원신(原神) 4.5 버전이 새롭게 업데이트됐다. 원신 속 지역 행사인 '해등절(海燈節)'과 현실 속 중국 춘절이 어우러져 전 세계 게이머에게 중국 정취를 한껏 선사했다.

또 게임에서 중국 전통의 사자춤이 구현돼 전 세계 게이머들이 중국식 미학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한 지하철 플랫폼에 설치된 중국 웹게임 원신(原神) 홍보 포스터. (미하유(米哈游∙Mihoyo) 제공) (사진=신화통신 제공)

◇中 문화 콘텐츠, '과학기술'로 날개 달아

문화와 과학기술의 융합으로 중국 콘텐츠가 더욱 사랑받고 있다.

원신의 이번 업데이트 버전에서 세계 각지 게이머들은 가상세계 속 안개가 자욱한 차밭에서 찻잎을 딴다. 이 장면은 볼류메트릭 포그 기술로 연출된 장면으로 지점에 따라 설정을 달리해 밀도나 방향을 조정시켰다.

웨원은 인공지능(AI) 대모형을 도입해 인터넷 작가에게 영감이나 소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문 작품의 번역 속도와 효율을 높였다. 지난해 웨원 산하 해외 웹소설 플랫폼에는 포르투갈어∙독일어∙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 버전이 업로드돼 '중국의 좋은 스토리'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깨고 널리 뻗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원신 개발사인 미하유(米哈游∙Mihoyo)의 류웨이(劉偉) 사장은 "하이테크 기업인 미하유가 애니메이션 렌더링,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기술 등 분야에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디지털 기술로 중국 문화를 전승하고 중국 역사와 문화에서 좋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발굴해 고퀄리티의 중국 오리지널 문화 상품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27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2023 중국 국제인터넷문학주간'에 설치된 웨원(閱文)그룹 부스. (사진=신화통신 제공)

◇참신한 현지화, 문화 수출의 관건

'웹소설 강자' 웨원, '게임 대표주자' 미하유에서 '트래픽 고수' 중국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嗶哩嗶哩∙Bilibili)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신경제 선도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저변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문화 수출의 신3종이 계속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선 내실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보다 새롭고 신선한 고퀄리티의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숏폼 드라마 창작자는 현지 실정에 적합한 현지화가 숏폼 드라마 해외 진출에 있어 최대 난제라고 지적했다. "문화엔터테인먼트 제품을 들고 해외에 진출할 때 단순히 국내 상품을 복제하는 수준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며 "현지 시장의 문화적 핵심과 시청자 습관에 대한 상당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일 장르나 천편일률적인 콘텐츠 등 특성은 웹소설, 웹드라마 등의 해외 진출을 일정 부분 저해한다. 사극, 청춘 드라마, 무협 판타지 등의 장르가 해외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지만 틀에 박힌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쑨자산(孫佳山) 중앙문화여유관리간부학원 부연구원은 "미래 창작자가 시각적 측면에만 신경 써서는 안 되고 작품의 내재적 품질을 높이는 데 더 공을 들여야 한다"며 "전통 문화의 정수를 살려 사회적 가치와 상업적 가치 간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우샤오난(侯曉楠) 웨원그룹 최고경영자(CEO) 역시 "단순한 전파나 일시적 붐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사용자와 정서적∙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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