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광장 I SEOUL U

박원순 시장이 약 한 달간의 강북구 삼양동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삼양동’으로 대표되는 강북문제를 풀어 서울의 고질적 현안인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99:1사회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구상을 주민들에게 19일(일) 발표했다.

해법의 시작점은 ‘골목’과 ‘마을’이다. 그리고 방향은 ‘강북 우선투자’다. 과거 70년대 강남 개발이 그랬듯 교통, 도시계획, 주거 등에 대한 집중투자로 낙후된 강북지역의 생활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면서도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등으로 붕괴된 골목경제를 주민 중심의 지역 선순환 경제 생태계로 부활시키고, 강북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적으로 ▴서울시는 민자사업자 선정 난항으로 지지부진했던 면목선 등 4개 노선 비(非) 강남권 도시철도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2022년 이전 조기착공 한다.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오르막이나 구릉지대를 쉽게 다닐 수 있도록 경사형 모노레일 등 새로운 유형의 교통수단 도입도 검토한다. ▴전통시장과 소상점가를 포괄지원하는 「생활상권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한다. ▴일부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을 강북으로 이전하고 강남권 어린이병원과 같은 「시립 어린이전문병원을 강북권에 신설한다. ▴1조원 규모 「균형발전특별회계」도 조성한다.

▲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은 “오늘날 강남북 격차는 과거 70년대에 이뤄졌던 도시계획 정책배려, 교통체계 구축, 학군제 시행, 대량주택공급 등 강남집중 개발에 기인한 것으로, 수십 년 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특단의 결단과 투자, 혁명적인 정책방향 전환 없이는 과거와 같은 정책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며 “강북 우선투자라는 균형발전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 주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강남은 1970년대 정부가 지역발전의 중요 축인 교통 인프라(도심순환 2호선, 테헤란로‧영동대로‧강남대로‧올림픽대로 등)를 대거 확충하고 상업지역 집중배분, 아파트 대량 공급, 강북의 명문고 및 주요 공공기관(한국전력‧법원‧검찰청 등) 이전 등 도시계획적 지원이 집중되면서 경제 중심지로 성장했다. 반면, 강북지역은 택지개발 제한, 상업시설의 신규설치 불허 등 상대적으로 개발이 억제됐다.

서울시는 ①교통 인프라 확충 ②주거환경 개선 ③지역경제 자생력 강화 ④교육‧문화‧돌봄시설 확충 ⑤공공기관의 전략적 이전 ⑥재정투자 패러다임 전환, 6대 분야를 중심으로 ‘균형회복을 위한 불균형 전략’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에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큰 원칙과 방향을 세운 만큼, 이번 발표 구상과 계획들은 연말까지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교통, 주거환경, 지역 경제활성화 등 각 분야에 대한 세부 추진 계획을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 번의 발표에 그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지속적인 강북지역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삼양동 주민으로 보낸 지난 한 달 간 솔샘시장, 인수동 숲길마을 등의 현장을 방문했으며, 여기에서 발굴한 다양한 지역형 사업을 현재 실행‧준비 중에 있다고 시는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삼양동 한 달 살이는 시민들의 삶 한가운데에서 함께하며 가장 힘겨운 고통이 무엇인지 목격하고, 고통의 본질적 문제와 핵심을 깨닫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시도였다. ‘내 삶을 바꾸는 서울’로 가기 위한 실천”이라며 “누적되고 가중된 지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정책을 구체화해 충실하게 실행하고 확대 발전시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나가겠다. 지역균형발전은 제 임기 중에 완결 없는 진행형이다. 적어도 향후 4년 간 강남북 균형발전의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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