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학표

 

니가 나라고 하면 외로워 말자

내가 너라고 하면 그리워 말자

 

한 치 앞도 내다 보기 어려워

속 사정이 실밥 터진 세월인데

 

멀리 떠나 간 것도 아니면서

눈앞에서 안 보이는 허깨비냐

 

하루를 살아도 산 것 같지 않는

풍경 속 갈 곳 없는 그림자인 걸

 

가는 세월 외롭다고 말하지 말고

너와 나 보고 싶다는 그 말만 하자

 

시작 노트

사랑했다 서로가 죽고 못살 정도로

안 보면 미칠 정도로

신들이 둘의 사이를 갈라 놓으니

본의 아니기에 헤여는 졌지만

언젠가 만나야 하는 사람 바로 너와 나다

항상 바람처럼 주변에서 서성 거리면서

그림자로 살아 가야 한다는 것이

죽은 목숨의 슬픈 민낯같지만

오늘도 손짓하는 먼 발취 아지랑이 인지도 모른다

애타토록 그리움만 남아 호수를 만드는데

해 지는 날에 저녁 노을로 옛날을 꺼내는지 모르겠다

기다림은 아침을 먹고 또 새벽 물안개로 피어 오르는데 .......

 

▲ 시인 은학표

약력

문학세계 등단

집시문학회 회장 / 동작문인협회 회장

헤르만 헷세 문학상 수상

현 제일비에스(주) 근무

저서

1집 꽃피는 소리부터 제9집 주마등 일기 까지 9권 발간

"끈"은 9집에 게재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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